63점은 이 이별이 충분히 예고된 쪽에 가깝되, 모든 것이 미리 보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자리입니다. 60점대 중반은 보통 "돌아보면 신호가 몇 달 이어졌지만, 끝났다는 말 자체는 예상보다 이르거나 단호하게 왔다"는 상태를 가리킵니다. 당신의 사연에서는 "서너 달 전부터 꾸준히" 줄어든 연락과 만남이 신호였고, 독서실 앞 벤치에서 30분 만에 끝난 대화가 그 단호한 통보였습니다. 2~3년을 만난 관계에서 이 정도 기간의 하강은 우연한 바쁨으로 보기 어려운 길이입니다.
점수를 이 자리에 놓은 가장 큰 사실은 두 가지입니다. 하나는 서운함을 말하면 "미안하다며 바로 수긍"하지만 "며칠 뒤 원래대로 돌아"가는 일이 반복됐다는 점입니다. 수긍과 복귀가 번갈아 오는 구간은 겉으로는 관계가 유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, 실제로는 상대가 바꿀 생각 없이 갈등만 넘긴 기간입니다. 다른 하나는 마지막 날 당신이 "시험 끝나고 다시 보자"는 가장 낮은 조건을 냈는데도 "그건 약속 못한다"는 답이 돌아온 대목입니다. 끝은 통보로 왔지만, 그 통보가 가리키는 방향은 몇 달 전부터 이미 서 있었습니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