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금 필요한 것은 연락을 시작하는 일이 아니라, 이미 이틀에 한 번씩 오가는 연락에서 당신이 먼저 만드는 몫을 줄이는 일입니다. 연락 상태는 '지금도 연락을 주고받습니다'이고, 상대 쪽에서 '용건이나 안부로 먼저 연락해 왔습니다'가 이어지고 있습니다. 헤어지고 사흘 뒤 단톡 공지, 그 주의 '어제 2번 곡 너 템포 좋더라ㅋㅋ', 그리고 요즘의 '일정 얘기에 잡담 섞어서' 오는 연락까지, 끊긴 선은 하나도 없습니다. 그러니 '언제 연락할까'를 재는 대신, 이미 열려 있는 이 선을 어떤 온도로 쓸지를 정해야 합니다.
당신이 줄여야 할 것은 메시지 개수가 아니라 둘만의 시간을 만드는 제안입니다. '데려다주기 등 둘만 보는 일 잦음'이지만 그 자리를 '제가 매번 먼저 제안합니다'라고 당신이 적었습니다. 이별을 꺼낸 이유가 '연습 가도 나, 집에 와도 나'였는데, 합주가 끝난 뒤의 차 안까지 당신이 매번 이어 붙이면 상대가 내려놓으려던 그 구조가 그대로 복원됩니다. 데려다주는 제안을 당분간 먼저 꺼내지 않는 것이, 이 사연에서는 가장 분명한 '연락 조절'입니다.
접점은 끊을 수 없습니다. 같은 모임에서 매주 마주치고, 이별 사실은 '아무도 모르게 둘만 압니다'. 그러니 합주 일정, 곡 순서, 뒤풀이 참석 같은 용건은 평소처럼 주고받되 단톡과 개인톡의 용도를 나누십시오. 공지에 답하는 일과, 그 밖의 잡담을 당신이 먼저 길게 끌고 가는 일은 다릅니다. 멤버들 앞에서는 이별 전과 같은 밴드 동료로 행동하는 편이, 둘만 아는 상태를 불필요하게 들추지 않는 길입니다.
기다리는 동안 볼 것은 하나입니다. 당신이 먼저 꺼내지 않는 2~4주 동안에도 상대의 연락 빈도가 지금처럼 유지되는지, 그리고 그 내용이 합주와 잡담을 넘어서는지입니다. 헤어진 지 '1~3개월'이고 상대의 피로는 '두세 달 전부터' 쌓여 있었습니다. 당신이 손을 떼도 상대가 같은 빈도로 온다면 그건 당신이 만든 흐름이 아니었다는 뜻이고, 눈에 띄게 줄어든다면 지금의 밀도가 어디서 나온 것인지 답이 나옵니다.